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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의 작품을 통해 초기시의 특징을 알아봅니다.
작품내의 표현된 문법 및 단어는 현대의 문법 및 단어와 다소 차이가 있으니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예 : 해ㅅ살 → 햇살
예제5
갈메기
돌아다 보아야 언덕 하나 없다, 솔나무 하나 떠는 풀잎 하나 없다.
해는 하늘 한 복판에 백금(白金)도가니처럼 끓고, 똥그란 바다는 이제 팽이처럼 돌아간다.
갈메기야, 갈메기야, 늬는 고양이 소리를 하는구나.
고양이가 이런데 살리야 있나, 늬는 어데서 났니? 목이야 히기도 히다,
나래도 히다, 발톱이 깨끗하다, 뛰는 고기를 문다.
힌물결이 치여들때 푸른 물구비가 나려 앉을때,
갈메기야, 갈메기야, 아는듯 모르는듯 늬는 생겨났지,
내가 검은 밤ㅅ비가 섬돌우에 울때 호롱ㅅ불앞에 났다더라.
내사 어머니도 있다, 아버지도 있다, 그이들은 머리가 히시다.
나는 허리가 가는 청년이라, 내홀로 사모한이도 있다, 대추나무 꽃피는 동네다 두고 왔단다.
갈메기야, 갈메기야, 늬는 목으로 물결을 감는다, 발톱으로 민다.
물속을 든다, 솟는다, 떠돈다, 모로 날은다.
늬는 쌀을 아니 먹어도 사나? 내손이사 짓부푸러졌다.
수평선(水平線)우에 구름이 이상하다, 돛폭이 바람이 이상하다.
팔뚝을 끼고 눈을 감었다, 바다의 외로움이 검은 넥타이 처럼 많어진다.

시의 해석

「말 1」과 같은 시기에 쓴 이 시는 지용이 교토 유학생활 중에 쓴 시이다.
갈매기에게 쌀을 아니 먹어도 사느냐고 묻는다거나, 손이 짓부푸러졌다, 구름이 이상하고 바람이 이상하다는 것은 곤고한 현실과 불안한 삶을 표상한다.
외로운 시인의 독백은 해가 백금도가니처럼 끓는 바다 한가운데 갈매기에게 가서 닿는다.
갈매기에게 천진한 아이의 목소리로 묻는다.
애처로운 갈매기에 대한 연민은 가난하고 늙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로 옮겨간다.
바다에 내리 꽂혔다가는 치솟는 비상하는 갈매기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다양하게 묘사하면서 바다에 와서 느끼는 외로움을 검은 넥타이처럼 만져진다고 시각화했다.
지용이 이렇게 대상을 천진한 아이의 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지용시의 한 특징이자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아이의 눈을 가지고 아이의 목소리를 내는 만큼 그의 언어는 여리고 쉽고 진실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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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