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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한국 시단을 주도한 거장시인 정지용의 기행문 소개
정지용의 재지(才智)는 산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그의 산문으로는 국토기행에서 산생된 기행문류와 시론, 추천평 등을 소개합니다.
작품내의 표현된 문법 및 단어는 현대의 문법 및 단어와 다소 차이가 있으니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예 : 해ㅅ살 → 햇살
예제1
박남주군
듣자하니 당신은 체구가 당당하기 씨름군과 같으시다 하는데, 시는 어찌 그리 섬섬약질에 속하시는 것입니까.
금박이 서령 24금에 속하는 것에 틀림없을지라도 입김에도 해여지는 것이요, 백금선이 가늘지라도 왕수(王水)를 맞나기 전에는 여하한 약품에도 작용되지 않습니다. 당신의 시가 금박일지는 모르겠으나, 백금선이 아닌 모양인데 하물며 왕수를 맞나면 어찌하시려오.
「문장」 제1권 제9호 1939년 10월호
예제2
박두진군
박군의 시적 체취는 무슨 살림에서 풍기는 식물성의 것입니다.
실상 바로 다옥한 살림이기도 하니 거기에는 김생이나 뱀이나 개미나 죽음이나 슬픔까지가 무슨 수취(獸臭)를 발산할 수 없이 백일(白日)에 서늘없고 푹은히 젖어 있습디다. 조류(鳥類)의 우름에도 기괴한 외래어를 섞지 않고 인류와 친밀하야 자연어가 되고 보니 끝까지 박군의 수림(樹林)에는 폭풍이 아니 와도 좋습니다. 항시, 멀리 해조(海潮)가 울 듯이 솨-하는 극히 섬세한 송뢰(松?)를 가졌기에. 시단에 하나 <신자연(新自然_>을 소개하며 선자(選者)는 만열(滿悅) 이상이외다.
예제3
박남수군
이 불가사리의 리듬은 대체 어데서 오는 것이릿가.
음영과 명암도 실로 치밀히 조직되였으니 교착(膠着)된 <자수>가 아니라 시가 지상(紙上)에서 미묘히 동작하지 않는가. 면도날이 반지(半紙)를 먹으며 나가듯 하는가 하면 누에가 뽕닢을 색이는 소리가 납니다. 무대 위에서 허세를 피는 번개ㅅ불이 아니라 번개ㅅ불도 색실같이 고흔 자세를 잃지 않은 산번개ㅅ불인대야 어찌하오. 박군의 시의 <인간적>인 것에서 이러한 기법이 생기였오. 시선(詩選)도 이렇게 기쁠 수 있으량이면 이밤에 내가 태백(太白)을 기울리여 취할가 합니다.
「문장」 제2권 제1호 1940년 1월호
예제4
박목월군
북에는 김소월(金素月)이 있었거니 남에는 박목월(朴木月)이가 날만하다.
소월의 툭툭 불거지는 삭주(朔州)구성조(龜城調)는 지금 읽어도 좋더니 목월이 못지 않아 아기자기 섬세한 맛이 좋다. 민요풍에서 시에 진전하까지 목월의 고심이 더 크다. 소월이 천재적이요 독창적이었던 것이 신경(神經) 감각 묘사까지 미치기에는 너무나 <민요>에 종시(終始)하고 말았더니 목월이 요적(謠的) 수사(修辭)를 다분히 정리하고 나면 목월의 시가 바로 조선시다.
「문장」 제2권 제7호 194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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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18.11.13